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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북지역 점토대토기의 출현과 전개(오강원, 2020, 영남고고학 87)

kwjs 2021. 1. 17. 13:11

점토대종향파수발_조양 원대자 2호 목곽묘

 

 

본계만족자치현 상보 석관묘군과 출토 유물

 

심양시 정가와자 6512호 목곽묘의 주요 출토 유물과 요동의 점토대토기 외

 

 

점토대옹_조양 원대자 AIIIM111 목곽묘

 

 

세횽동검문화 제II단계의 주요 유물

 

내가 요령과 내몽고 동남부에서 처음 점토대토기를 접한 것은 30대 때 현장의 유적과 유물을 조사할 때이다. 당시에는 마을 주민이 길을 내다, 집을 짓다가, 밭을 갈다가 깨트린 유구가 흔하게 확인되었는데, 바로 그 현장들에서 점토대토기를 확인하게 되었다.

 

점토대토기는 남한 지역의 청동기시대 말기~초기 철기시대의 토기문화, 세형동검문화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유물이라 매우 흥분하며 야장에 기록하였는데, 바로 며칠 뒤 내몽고와 요서 지역의 문물관리소와 박물관에서 이 토기들을 다시 접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때는 물론 최근까지 요동, 요서, 내몽고 동남부 등지의 점토대토기에 대한 국내 정보는 매우 빈약하여서 점토대토기가 있다는 것만 인지하고 있을 뿐, 잘못된 정보, 도면에 대한 오해 등으로, 잘못된 유적 정보, 편년관 등이 막연하게 제시되고 있었다.

 

그래 그로부터 수십년 동안 만나는 사람들마다 나의 경험을 알려주며 요령 지역의 점토대토기가 동대장자유형기에나 출현하는 것이고, 오한기 수천 유적 또한 기원전 5세기를 넘지 않는다는 점을 알려주었으나, 유물에 대한 경험이 없는 다른 몇몇 연구자들이 새로운 지견을 덧붙여 집필하기가 어려웠었던 듯 아이디어와 요지를 알려주었음에도 독립 논문을 쓰지 못하였다.

 

이렇게 20여년이 지난 후, 남한의 점토대토기 출현 시기와 관련하여 요동 지역의 점토대토기가 논의되고 있었고, 일부 연구자들은 남한 점토대토기의 연대를 기원전 5세기, 심지어는 AMS연대를 그대로 적용하여 기원전 8~7세기까지 올려보는 견해들이 나오게 되었다. 남한의 연대를 올리면서 요령지역의 점토대토기도 그 이상으로 하냥 상향됨은 물론이다.

 

결국 남한지역 세형동검문화, 점토대토기문화의 출현 시점을 명료하게 밝히기 위해서는 요령 등지 점토대토기를 중국 동북지역 물질문화를 종횡으로 관통한 상태에서 시공간성, 편년체계, 공반 문화 등을 체계화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심각하게 느끼고 올해 점토대토기 관련 논문을 발표하게 되었다.

 

요지는, 먼저 중국 동북 지역의 점토대토기는 내몽고 동남부 오한기의 저산구릉지대 집단이 기후 변화에 따라 유발된 새로운 생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방편으로 토기 기종을 최소한의 생활 수요를 담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대폭 축소하는 한편, 실용성에 초점을 맞추어 기존의 이중구연심발형토기를 개량하는 과정에 출현하게 된 것으로 보았고,

 

다음으로 수천유형에서 처음 출현한 점토대토기가 이후 내몽고 동남부의 인접 지역과 요서 지역으로 확산되었는데, 요서 지역의 점토대토기는 다시 요하 중 류역의 정가와자유형권으로 확산되었고, 주변의 다른 지역은 다시 정가와자유형 중심의 교류 관계를 통해 관련 토기가 확산된 것으로 보았다.

 

즉, 중국 동북 지역의 점토대토기는 제I기(기원전 5세기) 수천유형에만 분포하다가, 제II기(기원전 4세기)에 이르러 한 편으로는 오한기와 객라심좌익몽고족자치현 및 영성현을 잇는 삼각상 지대로 확산됨과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요하 이동 지역으로 확산되어 심양시를 중심으로 하는 정가와자유형권에도 주분포권이 형성되었고,

 

제III기(기원전 3세기) 에는 요령성과 길림성에 조양을 중심으로 하는 요서권, 본계만족자치현의 태자하 중상류역권, 구하~동요하 중상류역권, 휘발하 중하류권에 주분포권이 형성되었으며, 제IV기(기원전 2~1세기)에는 요동 동부와 길림 중남부의 일부 유적 에만 점점이 분포하다 소멸된다.

 

요동 지역의 점토대토기 정황이 이러하므로 남한지역 점토대토기의 출현 시점은 아무리 빨라야 기원전 4세기 중엽을 넘지 않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아래 세형동검 논문에서 세형동검의 출현 시기를 기원전 350~300년으로 본 것에는 점토대토기에 대한 나의 위와 같은 연대관도 작용하였다.